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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DTI 규제 풀어야 하는 이유…살 사람이 사도록 막힌 길 열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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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자뱅크 댓글 0건 조회 2,150회 작성일 20-03-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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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잠깐용어 참조) 규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5·10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5월 주택 거래 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결국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DTI 규제를 완화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 다시 등장했다.

DTI는 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대출한도를 정하는 비율로, 소득에 비해 과도한 대출을 억제함으로써 가계는 물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부동산 시장 과열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억제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에 의한 관리 방식을 더욱 강화해 DTI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게 됐다.
DTI 규제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투기를 잠재우는 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7년 분양가상한제, 전매제한 강화와 함께 DTI 규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주택시장은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DTI 규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한 주요 정책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잠깐용어 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 
금융기관이 대출받는 사람의 소득에 따라 대출 금액을 제한하는 제도. 대출 신청자의 연소득에서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부채의 연간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빚을 갚을 능력보다 더 많은 돈을 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했다.
DTI, 부동산 시장 살릴 마지막 카드
그러나 최근 서울, 수도권 지역의 주택 거래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유럽발 재정위기 등 거시경제 문제가 겹치면서 ‘과잉 규제’ 논란이 빚어졌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 폭이 커지자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DTI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과열시기에 도입된 규제가 지금은 오히려 주택 거래를 억제하면서 서민의 주거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우스푸어’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부동산 위기에서 경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쏟아졌다. 과거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던 대부분 규제가 폐지 또는 완화됐다. 시장 과열기에 도입됐던 ‘투기지역·주택거래신고지역’이 해제됐으며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완화됐다.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우대 보금자리론 지원대상과 한도액도 확대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활성화되기는커녕 더 침체될 뿐이었다. 따라서 DTI 규제 완화는 현재 부동산 시장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마지막 카드이기도 하다. 과열시기에 억제 효과가 높았던 만큼, 규제 완화로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력이 높아지면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DTI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계부채 문제 때문이다. 가계부채는 매년 증가해 현재 1000조원 규모에 달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DTI 규제 완화로 가계부채가 더 증가할 경우, 가계 부담능력 한계로 부실화가 늘어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경우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가계부채 추이를 보면 2002년 440조원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약 900조원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가계부채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85%)과 비슷한 수준이며 그리스(61%)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문제보다는 가계부채가 증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위험 부담이 훨씬 더 크다는 인식이다.
가계부채 우려로 정부 DTI 완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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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DTI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가계부채가 더 크게 증가해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공식은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DTI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를 줄이는 기능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의 상황이 대표적인 예다. 하우스푸어는 자신의 부담능력 이상의 과다한 부채 때문에 집은 있어도 이자 지출에 허덕이면서 생활자금을 위해 다시 빚을 져야 한다. 주택을 처분해 부채를 줄이고 싶어도 주택이 팔리지 않아 부채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다.
무주택 서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택 거래가 침체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해 올라간 전셋값을 지불하기 위해 또다시 부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가계부채 증가가 다른 시기에 비해 20 09~2011년 사이에 더 크게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최근 몇 년간 발생한 가계부채 증가는 부동산 거래 침체가 일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DTI 규제가 완화돼 주택 거래가 회복되면 DTI 규제 완화 반대론자의 주장과는 달리 가계부채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하우스푸어가 주택을 처분해 대출을 상환하고 전세가격이 안정돼 무주택자가 채무를 상환한다는 시나리오다.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면 현재 극도로 침체돼 있는 경제 여건에서 내수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경기 활성화는 다시 가계부채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요컨대 획일적인 DTI 규제를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를 통해 보완책과 함께 DTI 규제 완화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DTI 규제를 완화하는 경우 전체 가계부채 증가 부작용은 크지 않으면서 주택 거래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주택 실수요자를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금융기관이 선별해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 방법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DTI 규제는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택시장 여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주택의 절대적 부족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주택시장 과열 문제를 걱정하던 시기와는 그 조건이 달라졌다.
주택 실수요자 한해 DTI 규제 풀어볼 만
주택보급률이 110%를 넘어섰고, 저출산·고령화의 빠른 진행으로 주택 수요는 추세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인구의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전망들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점차 성숙시장으로 전환돼 가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주택시장 과열로 인한 가격 불안 위험보다 시장 위축으로 인한 주거 불안, 저성장 기조에서의 장기침체 등과 같은 문제를 더 심각히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현재, 거시적 관점에서의 정책적 판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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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3호(12.06.27~7.03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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